지난주에는 SEC와 리플의 소송전을 통해 미국이 코인을 증권으로 보고 있는 이유와 소송 현황과 전망 등을 살펴보았는데, 오늘은 그에 이어서 디파이의 상황은 어떤지 알아볼게. 디파이는 많이들 알고 있는 것처럼 탈중앙화 금융을 뜻하는 Decentralized Finance의 줄임말이야. 은행과 같은 기존 금융 제도에서 벗어나 암호화폐나 NFT 등을 담보로 해서 대출을 받는 것이지.
🪃미국이 불러온 영향 미국은 디파이가 제도권 안에 속해있지 않다는 걸 오래전부터 우려하고 있었어. 올해 4월 6일에는 미국 재무부에서 디파이가 범죄에 사용되고 있음을 분석한 ‘디파이 불법 금융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지. 이를 바탕으로 미국의 자금세탁 방지 및 테러자금 조달 방지에 대한 규정을 디파이에도 적용해야 한다고 권고하기도 했어. 이와 함께 SEC는 거래소에 대한 정의에 디파이를 포함하는 규칙 제정안을 통과시키려 하고 있어.
이러한 미국의 움직임을 암호화폐 업계는 반발하고 있지만, 금융규제를 협의하는 국제기구인 금융안전위원회(FBS) 등에서는 미국을 지지하며 암호화폐 생태계 전반에 대한 규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태야. 물론 이러한 규제를 SEC 위원 전부가 동의하고 있는 건 아니야. ‘크립토 맘’이라 불릴 정도로 암호화폐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을 꾸준히 내보였던 헤스터 피어스 SEC 전문위원은 “새로운 기술을 소멸시키는 결정”이라며 SEC의 행보를 강하게 비판했어.
❗큰 그림을 그리는 미국 미국은 코인과 디파이를 비롯한 가상자산의 이용을 완전히 막으려고 이러는 걸까? 오히려 그 반대라고 볼 수 있어. 적절한 통제를 통해 미국 내 가상자산 산업을 건강하게 성장시키고,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가 규제가 안정화된 미국을 통해서 이뤄질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지. 미국이 규제를 발 빠르게 도입하려고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월가가 블록체인 산업에 직접적으로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할 거야. 가령, 미국 최대 규모의 은행인 JP 모건은 암호화폐 사업부인 오닉스(Onxy)를 설립했고 스테이블 코인 및 블록체인 플랫폼 R&D에 투자를 지속하고 있거든. 월가와 같은 전통 금융이 블록체인에 관심을 두고 있기에 미국 정부는 다급한 입장이겠지. 그리고 미국의 진짜 속내는, 달러 패권 유지라고 볼 수 있을 거야.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는 암호화폐 시장이 기존 금융의 패러다임을 위협하면서 기축통화인 달러의 지위까지 흔들리고 있거든. 특히 ‘디지털 금’으로 통하는 비트코인이 엘살바도르와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 법정화폐로 채택하면서 비트코인이 달러와 동등한 위치로 올라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잖아.
🏃앞질러 가는 중국과 홍콩 그런데 상황이 미국의 뜻대로 흘러가지는 않는 것 같아. 미국이 암호화폐 규제 때문에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거든. 실제로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의 비트코인 보유량이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감소했어. 이는 2017년 1월 이후로 최저치라고 해. 미국을 떠난 암호화폐들의 대다수가 중국과 홍콩으로 이전되고 있어. 특히 홍콩은 이번 6월부터 암호화폐 시장을 재개방하면서 개인 투자자의 암호화폐 구매를 허용했거든. 자오창펑 바이낸스 CEO가 홍콩을 “중국 암호화폐 시장의 시험장”이라고 평가하기도 한 만큼, 중국의 암호화폐 시장이 열릴 가능성이 암시되고 있지. 중국은 블록체인 산업에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2014년부터 디지털 위완화 개발에 착수해서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상용화에 적극 나서고 있기도 해. 위안화와 연동된 스테이블 코인인 TCNH를 지난해 12월에 발행하기도 했어.
최근 SEC은 바이낸스와 코인베이스에 소송을 제기했어. 바이낸스는 소송 중에도 거래소를 영업할 수 있도록 협의를 보긴 했지만, SEC의 의도대로 바이낸스의 미국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 내 사업이 중단된다면 앞으로 더 많은 암호화폐 기업들이 미국을 떠나게 될 수도 있겠지. 이러한 흐름이 지속되다 보면 미국과 대비해서 암호화폐에 대한 우호적인 태도를 취하는 중국과 홍콩으로 가상자산의 허브가 이동될 수도 있겠어. |